지난 3월 24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노스코리아테크’라는 사이트는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접속 차단했다고 합니다. 이 사이트는 외신 기자가 북한의 정보통신 기술 관련한 이슈를 전문적으로 전 세계에 전달하기 위해 2010년부터 6년째 운영하고 있는 학술, 보도 목적의 웹사이트라고 합니다. 이 사이트가 국가보안법 위반인지도 의문이거니와, 설사 북한을 찬양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행정기관이 사법적 결정도 없이 특정한 사이트의 접근을 차단하는 것은 ‘검열’입니다. 이용자들은 이 사이트에 접근해서 정보를 얻고, 이해하고, 나름대로 판단할 능력과 권리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방통심의위가 이렇게 사이트를 차단해도 이 사이트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달 디지털 보안 가이드에서는 차단된 사이트를 우회해서 접근하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https://로 접속하기
예전 보안 가이드에서도 다루었습니다만, https 는 http 의 안전버전입니다. 웹 트래픽을 암호화해주는 것이지요. 때로 http 로 접속할 때 https 로 접속을 해보면 접속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위에서 사례로 든 ‘노스코리아테크’의 경우에도, 주소창에 https://www.northkoreatech.org/ 라고 치시면 사이트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이와 유사한 방법은 모바일 페이지로 접근을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http://twitter.com 대신 http://m.twitter.com 으로 접속을 해보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식이 가능한 것은 웹 사이트를 차단하기 위해 차단목록을 만들게 되는데, 이 차단목록에 웹사이트 주소의 다양한 변종이 포함되지 않았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렇게 접근 가능하기 위해서는 차단된 사이트에서 https 나 모바일 버전 등을 제공해야만 하겠죠.
프록시(Proxy)를 이용한 우회 접근
프록시와 같은 우회도구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우회 도구는 보통 당신의 웹 트래픽 등을 다른 컴퓨터를 통해 전송되도록 함으로써, 검열을 수행하는 장치를 우회합니다. 이 과정에서 당신의 통신을 유통하는 중간매개 서비스를 ‘프록시’라고 합니다. 즉, 중간에서 사이트를 실제 차단하는 통신사 입장에서는 당신이 차단된 사이트에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프록시 서버와 통신하는 것으로 보이겠지요. 아래 그림을 보시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가장 편한 방법은 웹 기반 프록시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공개된 웹 기반 프록시에 접속하여, 여러분이 접속하고 싶은 사이트의 주소를 치시면 됩니다. 공개된 웹 기반 프록시 목록들은 http://proxy.org/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아래는 atozProxy로 노스코리아테크를 접속했을 때의 화면입니다.
물론 메신저 서비스와 같은 웹 서비스가 아닌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에는 도움이 되지 않겠죠. 그리고 웹 기반 프록시 자체가 이용자의 접속 내역을 기록하기 때문에 이것이 우려된다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프록시와 유사하게 영리/비영리적인 가상 사설 네트워크(VPN)라는 것도 동일한 기능을 제공합니다.
토르(Tor)
PC 혹은 스마트폰에서 토르 브라우저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토르는 이용자의 익명성을 보장하는 브라우저입니다. 이용자의 트래픽이 분산된 서버 네트워크를 돌고 돌아서 전송이 됩니다. 보통 웹 사이트에는 여러 분들의 IP 주소가 기록되는데, 토르를 이용하면 여러 분들의 IP 주소를 숨길 수 있습니다. 즉, 차단된 사이트를 접근할 때에만 이용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IP 주소를 남기고 싶지 않을 때에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즉, 기업이나 정부의 감시로부터 피할 수 있는 것이죠. 다만, 토르를 이용할 때 약간 느릴 수 있습니다.
토르를 이용하려면 토르 브라우저를 설치해야 하는데, 자세한 설치 방법은 <윈도에서 토르(Tor) 사용법>을 참고하세요.
위에 설명한 것은 지금 접속차단된 사이트에 접근하기 위한 방법이지만, 아예 특정 사이트가 접속 차단되지 않도록, 정부의 검열을 철폐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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