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글

지난 2003년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에 대한 교육노동자와 시민사회의 반대 투쟁을 계기로 ‘정보 인권’이라는 개념이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졌습니다. 물론 인터넷의 대중적인 보급이 시작된 90년 대부터 전자주민카드 반대 운동과인터넷 검열 반대 운동을 통해 프라이버시와 인터넷 표현의 자유 등 정보인권 옹호를 위한 활동이 시작 되었습니다. 결국 전자주민카드 도입을 저지하고, NEIS 에서 개인정보를 분리해 내었으며, 통신 내역을 압수할 때에도 영장주의가 도입되는 등 정보인권 운동은 많은 성과를 내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20여 년 동안 정보사회의 양상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새로운 문제들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SNS를 통한 소통의 활성화에 따라 스스로 자신의 사생활을 노출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스마트폰을 갖고 다니게 되면서, 우리의 위치정보와 친구 관계, 인터넷 이용내역, 쇼핑 내역 등 민감한 정보들이 자동으로 축적되고, 빅데이터 분석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무인 자동차와 드론은 우리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줄까요. 우리는 이러한 변화들이 정보인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계속해서 촉각을 곤두세워야 합니다.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문제나 현상을 분석하고 인권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정보인권 이슈는 기술이나 법적인 문제와 결부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보인권 침해를 제대로 인식하기 위해서는 정보인권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정보인권 가이드북 시리즈 3 정보인권의 이해 표지 이미지
정보인권가이드북III-표지

진보네트워크센터는 정보인권에 대한 대중적 이해를 돕기 위해 정보인권에 대한 교과서를 만들어 왔습니다. 가장 최근의 것이지난 2009년에 <정보인권 시민학생 강좌>를 위해 만든 것입니다. 그러나 이미 그 동안 또 많은 것들이 변했습니다. 인터넷 실명제는 위헌 결정을 받았고, 개인정보보호법이 만들어졌으며, 이에 따라 개인정보 감독기구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발족했습니다. 망중립성이라는 새로운 문제가 이슈화 되었고, 세계적으로는 인터넷 거버넌스를 둘러싼 지형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제작되는 교재는 90년대 중반부터 2016년 현재까지 제반 정보인권 이슈를 정리하였습니다. 정보인권 개념부터, 인터넷 표현의 자유, 개인정보 보호, 반감시와 통신비밀의 보호, 정보문화향유권, 망중립성, 인터넷 거버넌스 등 주요 이슈의 기본 개념과 역사를 담았습니다. 또한 이 교재는 <사례로 보는 정보인권>, <디지털 보안 가이드 북>에 이은 ‘정보인권 가이드북 시리즈’의 세 번째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이번에 발간하는 <정보인권의 이해>가 우리 시민들과 이용자들이 스스로의 인권을 인식하고 지키는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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